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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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재일 조선인이라는 한계와 좌절을 딛고 지휘봉과 신념만으로 일본열도를 사로잡기까지, 일본 양대 지휘상을 휩쓴 차세대 거장, 인간 김홍재가 만들어내는 승리의 드라마! 김홍재(46세), 그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일본인과 재일동포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혹 그의 이름을 모를지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보지 않은 일본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그가 우리에게 낯선 이유는 그의 국적과 관련이 있다. 그는 조선적(朝鮮籍)이다. 조선적은 남과 북 어느 국적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며, 일본에도 귀화하지 않은 사람이다. 일본 식민지에서 해방되자마자 분단되는 조국, 재일 동포들에게 남한과 북한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동시에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었다. 어느 하나만를 선택할 수 없었던 김홍재는 무국적 난민과도 같은 '조선적(朝鮮籍)'을 일본땅에서 원죄처럼 지니고 살아야 했다. 그는 분단 이전의 조선인인 것이다. 민족학교를 다닌 이유로 인한 대학진학 좌절 위기, 간신히 입학은 했지만 동급생들에 비해 너무나 큰 차이가 났던 출발선, 자유로이 해외에도 나갈 수 없던그에게 모든 꿈은 헛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인간 김홍재의 운명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신청한 과목이 아니어도 가능한 모든 강의를 청강하고, 새벽부터 수위를 깨워 연습실로 들어가는 혹독한 날들의 자기와의 싸움, 이때 그는 천식을 얻는다. 가난한 음악도인 그에게 음악다방 아르바이트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아르바이트로 방문 레슨 간 날에 음식이라도 주면 그날은 영양 보충하는 날이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그는 마침내 졸업 때 다니던 도호음대의 대표 지휘자가 된다. 그리고 23세에 일본 최고 영예의 음악상인 사이또 히데오 상을 수상하고, 이후 일본 최고의 지휘자임을 공식 인정하는 와타나베 아키오 상 수상은 전 일본을 놀라게 한다. 아사히신문은 3일 동안 그를 대서 특필하였고, NHK도 그를 집중 취재하였다. 일본은 그에게 나가노 파라림픽의 개막지휘를 맡겼고, 일본 에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영화음악을 도맡아 하는 히사이시 조는 김홍재가 아니면 지휘를 맡기지 않는다. '이웃집 토토로'나 '원령공주'도 그가 지휘한 곡들이다. 지금 그는 주어진 운명을 넘어 희망을 지휘하고있다. 그것은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김홍재는 2000년 10월 20일 마침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대한민국에서 아셈 개막 축하공연을 지휘하게 된다. '무국적 난민'을 자처했던 그는 이제 온전한 조국을 되찾은 감격에 젖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신념과 희망, 그리고 자신에 대한 투철함으로 가능하게 한 인간 김홍재의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희망과 신념으로 일본땅에서 일구어낸 성공 드라마이다. * 야마모토 나오즈미 (지휘자)처음으로 김홍재씨의 재능을 만난 것은 민음주최의 79년 국제지휘자콩쿠루에서였습니다. 저는 그 때 심사위원은 아니었지만 청중의 한사람으로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TV프로그램 '오케스트라가 왔다'의 음악감독, 사회, 진행, 기획을 맡고 있어서 김홍재씨에게 이 프로그램의 오디션에 참가해 줄 것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200명의 응모자안에서 3명을 뽑았는데 그는 뛰어난 재능으로 합격을 했습니다. 그 세 명은 김홍재 씨 외에 오오노 가즈시, 데릭 이노우에인데 모두 다 현재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지휘자로 되어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지휘자란 존재는오케스트라하고 청중사이에 있어서, 청중한테 인기 있는 지휘자도 있고, 오케스트라에 인기 있는 지휘자도 있습니다. 김홍재씨는 '연습 첫날의 5분이 무섭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외치거나 말로 오케스트라를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것을 '지휘봉'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기술과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지휘자입니다. 김홍재씨는 앞으로 일본을, 아니 동양을 대표하는 지휘자로 성장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 황병기 (이화여대 음대 교수)김홍재 씨는 일본에서는 저명한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동포 음악가이지만 한국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져 있다. 내가 김홍재씨를 알게 된 것은 1991년 도쿄와 교토에서 열린 제5차 한겨레 음악회에서 나의 작품 '우리는 하나'를 그가 지휘할 때였다. 그리고 다음 해에 뉴욕 카네기 홀에서 역시 나의 작품 '새봄'을 그가 지휘하게 되었고, 그 후로도 일본에서 몇 차례 계속된 한겨레 음악회 대마다 만나서 친숙한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일본에서도 우리 동포들은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행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즉김홍재는 조총련에서 민족교육을 받았고, 일본 이름을 따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