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2002년 여름

책소개 책소개세계 청소년 화제작 시리즈 3권. 부모, 선생, 친구로부터 학대받고 따돌림당하는 한 아이의 섬세한 내면을 통해 위선과 부조리에 가득 찬 어른들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당나귀 귀', '이별처럼', '난 죽지 않을 테야' 등 3부작으로 이루어졌고, 이 책은 그 중에 첫 편에 해당한다.

'당나귀 귀'는 주인공 레이몽의 별명이다. 그의 하루는 산수문제를 이해못한다고 선생님에게 귀를 세게 잡혀 '당나귀 귀'라고 놀림을 당하고, 같은 반 아이들은 레이몽을 도와주기는 커녕 집단적으로 몰매를 주거나 놀리는게 전부다. 집에서조차 레이몽은 쉴 수가 없다. 동생이 정박아로 태어난 것이 레이몽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부모들은 레이몽의 조그만 실수나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날마다, 시간마다 부모에게 매질을 당한다. 그런 레이몽에게 유일한 휴식처가 있다면 수요일 아침에 우스개소리를 잘하는 프란시스 아저씨와 함게 마을에 빵을 돌리는 것. 아저씨는 레이몽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해준다.

그러나 레이몽의 실력을 핑계로 학교 선생님은 레이몽의 부모를 호출하고, 레이몽의 부모는 레이몽을 유급시키지 않는 대가로 돼지 한 마리를 뇌물로 바치기로 한다. 그날 레이몽은 아버지에게 하도 맞아서 5일동안 움직이질 못한다. 누워있으면서 레이몽은 가출을 결심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하는 삶이 시작된다.

눈물을 흘리는 레이몽에게 빵집 아저씨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만..

레이몽은 모두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소년이다. 바보 여동생 죠슬린을 아끼고, 자기 때문에 죽어야 할 돼지를 위해 기도를 드리는 소년이다. 그는 단지 두려워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이 늦을 뿐인데, 약삭빠른 어른들은 소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로지 학대와 위선만을 베풀 뿐이다.

이 소설은 이른바 '문제아'라고 자리매김된 한 소년의 독백을 통해 우리 삶이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가감없이 냉소적인 문체로 고발하고 있다. 사람보다는 사회의 방식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씨 보다는 똑똑하고 머리 좋은 아이들만을 원하는 그런 사회의 모습을 통렬하게 보여줌으로써, 세상의 위선적인 모습들을 남김없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