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2012년 2분기

책 소개 이토록 호젓한 낭만, 그 너머의 호방한 서정을 말하노니!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25년동안 꾸준히 시작 활동을 펼쳐 온 장석남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이번 그의 언어는 작고 더 작아져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고요’라는 구멍 속에서 홀로이 노는 한 사내를 만나게끔 한다.

그가 가진 특유의 섬세함과 유연성을 가장 정점으로 드러내고 있는 시들 속에서 시인은 강박적이리만치 열과 행을 꽤나 조여서는 더는 뺄 것도, 더는 넣을 것도 없이 콤팩트한 시를 우리 앞에 선보인다. “하나 둘 셋 넷 다서 여서 일굽 일굽 일굽” 하듯 그만의 특유한 말법도 살아 있으려니와 두 줄 할 것을 한 줄로, 한 줄 할 것을 한 단어로 찍어버리는 데 선수가 되어버린 그는 말을 지우는 데 더 큰 말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것을 알아버린 연유로 이렇게 씨 뿌리듯 툭툭 시를 뱉는다. 더, 더, 가 아니라 덜, 덜, 을 향해 가는 비움과 침묵 속 여백과 공기의 팽팽함, 그로 풍만해지는 마음의 빈자리에서 서 있는 시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