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반전_평화에 대한 책

이 책은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 서 로벨또(본명 로버트 스위니)신부님의 1주기를 기념하며 엮은 유고집이다.

로벨또 신부님은 1964년에 한국에 오신 이래로 줄곧 가난하고 소외 된 민중들과 함께하셨다. 60-70년대 빈민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다 중앙정보부에서 고초를 겪기도 했고, 88년부터는 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에서 농민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컸던 신부님은 1999년부터 '매향리 미군 국제 폭격장 폐쇄를 위한 범 국민 대책위원회' 고문으로 피해주민들과 함께 폭격장 폐쇄를 위한 투쟁에 동참해 왔다. 직장암 말기라는 사실도 숨긴 채 매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SOFA 개정 요구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다. 그분은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기 보다 소외되고 핍박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했던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2000년 7월 29일 65세의 생애를 아름답게 마감한 신부님을 전주교구 문규현 신부님은 이렇게 회고했다.

'예' 할 때는 '예' 하고 '아니오' 할 때는 '아니오' 하는 분명한 사람 서 로벨또 사제. 그는 우리도 외치기를 꺼려한 Yankee go home!을 단호히 뱉어냈습니다. 병으로 속이 썩어감을 알면서도 내색치 않았습니다. 죽기까지 우리와 함께하기 위해서.... 참된 섬기는 자였습니다. 그분은 참된 사제였습니다. 사랑할 줄 아는 참사람이었습니다.

「참사람 되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엮은 이 책에는 진정한 선교사요 민중의 벗으로 한평생을 살았던 로벨또 신부님의 음성이 살아 숨쉬고 있다.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생명의 문화보다 죽음의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 현실 앞에서 생명을 살리고 키우는 일이라면 무엇에든 열정적이었고 생명을 죽이는 것에 대해 분노하였던 생전의 신부님을 만날 수 있다.

국제정세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예리한 직관력과 통찰력으로 현실을 파악하였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잘 다스릴 줄 알았던 분, 알코올을 극복하려고 분투노력하면서 단순한 삶을 살고자 무던히도 애썼던 신부님은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놓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였다.

저마다 자국의 이익,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거짓과 부정을 선으로 포장하는 이 시대에 복음적 메시지를 살았던 한 사제의 삶과 날카로운 지적은 우리의 편협하고 안일한 삶, 이기적인 사고에 일침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