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독립전쟁에서 테러와의 전쟁까지
미국은 어떻게 전시비용을 마련하였는가?

자유를 갈망하여 새로운 세계로 이주한 사람들이 세운 미국은 전쟁을 통해서 탄생하였다. 국제관계와 국제금융 전문가인 호매츠는 미국의 가장 기본적 가치인 자유를 쟁취, 수호하기 위하여 미국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200여 년의 미국 역사 속에서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통하여 조명해보고, 오늘날 미국이 당면한 국가적 과제의 해결방향을 모색한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일찍이 독립전쟁의 경험을 통하여 건전한 재정과 국가의 신용이 국가안보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깨닫는다. 그 후 200여 년에 걸쳐 미국의 지도자들은 전쟁 중에도 건전한 재정과 국가의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곧 미국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자유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본문은 미국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미국이 어떤 대가를 어떻게 치렀는지를 미국 역사 속의 전쟁을 통해서 알아본다. 알렉산더 해밀턴이 치른 독립전쟁부터 지금의 부시가 치르고 있는 이라크전쟁까지 국가 위기시의 조세와 재정, 경제와 정치를 총망라해 싣고, 나아가 오늘날 미국이 당면한 국가적인 과제의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

전쟁과 부채로 태어난 나라

1790년 1월,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이 된 해밀턴은 국민들이 놀랄 만한 사실, 즉 미국이 독립전쟁을 치르느라 어마어마한 부채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이 부채를 ‘자유의 대가 The Price of Liberty’라고 불렀고, 미국 정부는 이 부채를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그는 또 미국 정부의 신용, 국가안보와 미래의 전쟁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은 어떻게 이 부채를 성공적으로 상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2세기에 걸쳐서 전시의 미국 지도자들은 워싱턴과 해밀턴이 직면했던 것과 유사한 문제에 부딪혔다. 대부분의 전시 지도자들은 전쟁을 수행하는 데는 대규모의 병력, 뛰어난 전략과 유능한 장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전쟁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실히 동원할 수 있는 건전한 재정정책과 전문적인 재무관료, 그리고 당리당략을 초월한 의회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전쟁의 긴박함 속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기 위하여 고안된 다양한 자금조달 기법은 미국의 조세, 차입정책에 혁신을 가져왔고, 이런 혁신적인 기법은 전쟁이 끝난 후 지금까지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역사에서 전쟁은 재정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혁명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전쟁 중의 개혁은 전쟁의 긴급성 때문에 평화 시에는 얻을 수 없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조세의 형평성

남북전쟁 기간 중 재정 문제에 신경을 쓸 여유가 거의 없었던 링컨은 재정문제를 전적으로 재무장관 체이스에게 일임하였고, 체이스는 세수증대 방안으로 재산세의 부과를 제안하였다. 재산세는 축적된 부에 대한 과세이므로 일반국민 모두가 부담하는 물품세보다 형평성 면에서 더 공평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의원들 중 상당수는 지역이나 지지계층 등을 이유로 재산세보다는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소득세가 더 공평한 세금이라고 주장하였다. 재산세와 소득세에 대한 논쟁은 직접세와 간접세, 나아가서는 위헌논쟁으로까지 확대되었으나, 길고도 지루한 협상을 거쳐서 1861년 8월 미국 최초의 소득세법이 링컨의 서명으로 법률로 확정되었다. 이에 대하여 유력신문인 〈뉴욕타임스〉는 소득세는 가장 공평한 조세이고 담세능력을 고려한 조세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루스벨트 행정부는 늘어나는 전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개인소득세의 최고한계세율을 82%, 기업의 초과이윤세를 90%까지 인상하였다. 이런 고율의 세금은 전쟁이라는 국가비상시기에 국민 모두의 공평한 희생과 고통분담이라는 명분으로 관철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회복되자 더 이상의 과다한 세금은 그 명분을 잃었고 정상세율로 환원되었다.

9·11 이후의 미국: 테러와의 전쟁

9·11 사건은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 국민들에게는 미국 국내에서 발생한 전쟁과 같이 받아들여졌다. 남북전쟁 이래 국내에서는 한 번도 전쟁을 치른 적이 없는 미국으로서는 그 대응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국내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는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늘어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쟁의 전비와 사회보장비용을 고려할 때 그 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테러와의 전쟁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말했듯이 몇 개의 전투로 끝나지 않는 과거의 전쟁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길고도 힘든 전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전쟁의 비용조달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할 수 없고 새로운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의 미국은 비용의 조달과 상환 양쪽 모두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늘어나는 전쟁비용과 천문학적인 재정과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는 사회보장비 지출은 정부의 선택폭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균형예산의 목표를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토론과 협의를 통해서 도출하여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인 세입과 부채상환을 감안하여 지출규모의 적정선을 결정하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모든 지출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야 한다. 이와 동시에 막연한 기대나 신념에 근거한 각종 감세, 특혜조치에 대하여도 과감한 개혁이 이루어져야한다. 또 필요하다면 이러한 힘든 조치에 대하여 국민적인 협조와 노력을 요구하여야 한다. 이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학계의 모든 지도층이 함께 참여하여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건전한 재정의 회복이야말로 안보와 경제안정의초석이 된다는 역사의 경험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

골드만 삭스 부회장이자 국제금융 전문가인 저자는 미국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미국이 어떤 대가를 어떻게 치렀는지를 미국 역사 속의 전쟁을 통해서 개관하고, 오늘날 미국이 당면한 국가적인 과제의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저자인 호매츠는 미국이 국방, 안보 그리고 국내정책에 필요한 재정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기적이고 건전한 재정전략의 부재로 파멸적인 경제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현실에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며, 저자의 주장은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이 책은 뛰어난 역사서인 동시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 적절한 재정정책의 수립을 요구하는 글이기도 하다. 저자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전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문제가 전쟁의 수행 방식과 나아가서는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매우 의미 있고 시의 적절한 책이다.
-데이비드 M. 케네디, 역사학자, 퓰리처 상 수상자

저자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여 그동안 미국이 치른 전쟁의 재정적 측면을 생생한 역사로 재현하였다. 알렉산더 해밀턴이 치른 독립전쟁부터 지금의 부시가 치르고 있는 이라크전쟁까지 국가의 위기시의 조세와 재정, 경제와 정치를 모두 망라하였다. 이 책에는 쉽게 잊어버리게 되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도 새겨야만 할 교훈이 있다.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