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건국 이후 선조 시대까지 조선에 주자학적 사상 체계와 정치체제가 뿌리내리는 과정을 재구성하였다. 사림은 어떻게 기존의 정치질서를 뒤집고 역사의 주류로 우뚝 서게 되었으며, 그들은 조선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사림들이 만든 주자학의 나라 조선은 어떻게 임진왜란이라는 민족사의 대 참화를 불러들였는가? 조선 최고의 사상가이자 큰 스승으로 존경받는 퇴계와 율곡은 조선의 정치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가? 지배층의 탐욕과 주자학적 가치관이 뒤섞였던 선조 시대, 나라를 수렁에 빠뜨린 지식인의 위선과 역사적 책임을 묻는다.
선조 시대는 조선 역사의 커다란 변곡점이었다. 사림 세력이 정치의 주도권을 차지하면서 조선은 명실상부한 주자학의 나라가 되었다. 사림들은 세상을 적과 동지, 정의와 불의, 정파政派와 사파邪派로 양분하고 명쾌하고 분명한 논리로 상대를 공격했다. 높고 큰 이념을 앞세우고 실용보다는 명분, 각론보다는 총론, 현실보다는 이미지에 의존해서 정치 적 승리를 이루었다. 조선은 이념 과잉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권력을 장악한 신진 사림은 불행히도 나라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지를 준비해 놓지 못했다.
저자 정보
김연수( 저자)
1949년 밀양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전력에서 경영전략, 기업문화 혁신, 리더십에 관한 교육 컨설팅 책임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 《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인가》(1998)가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에 공감하여 역사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없이 과거를 이해하기 어렵고, 과거를 모르고 현재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목차
●머리말
●서사(序詞)
●1장 건국 100년, 흔들리는 조선
공정하고 강력한 국가, 조선
공신들의 끝없는 탐욕
절의파가 지방에 뿌리내린 까닭
●2장 훈구파와 사림의 목숨을 건 대결
조광조는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다
문정왕후의 허망한 20년
숭유배불로 윤원형을 몰아내다
●3장 명종과 사림의 힘겨루기
인순왕후의 을축년 하서(下書)
명종과 이준경의 갈등
이준경이라는 사람
●4장 이준경과 이황, 두 거인의 만남
신진사림 기대승의 부상
이황의 상경
명종의 죽음
●5장 선조 초년의 숨은 권력자
후궁의 자손을 임금에 올리다
이황을 다시 불러올리다
여(女)중의 요순 인순왕후 심씨
●6장 비주류 사림이 주도한 역사 바로 세우기
50년 전에 죽은 조광조를 되살리다
정치는 조정을 벗어나 초야로 확산되고
군자와 소인의 이분법
이황, 투쟁의 중심에 서다
주자학의 나라
도통론과 문묘종사운동
●7장 죽어나는 백성들
정치가 이황
쫓겨나는 원로대신들
이상과 현실, 그 머나먼 거리
비겁한 임금
●8장 사림의 나라
조광조의 효용가치
《주례》의 세계관에서《춘추》의 세계관으로
천하는 신진 사람의 손으로
이이의 불안감
을사위훈 삭제운동
●9장 정치가 이이
성리학의 큰 별들이 지다
때 늦은 개혁론
동서분당의 시작
이이는 진정한 개혁가였나
●10장 선조의 외교 전략
목릉성세의 실상
대륙에서 부는 바람
소란해지는 북방
비루한 안보 전략
●11장 피할 수 없는 전쟁
의도를 알 수 없는 도발
히데요시의 전략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 사신
조선통신사의 실착
무기력한 임진년 4월 13일
●종장(終場)
●참고문헌